그 그림은 오늘도 거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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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 팔걸이에 불안하게 팔걸이를 하고 소파 깊숙이 들어앉는다.
괜히 안심이 된다.

그가 걸어온다.

발자국 소리가 들릴 듯 뚜벅거리고 곧 침묵처럼 앉는다.
그리고 나는 그가 앉은 자리 건너편에 걸려있는 그 그림을 본다.

 

 

 

그가 일상적인 얘기를 꺼낸다.

오늘 아침 먹은 음식의 색깔 얘기부터.

나는 그 그림을 본다.
멍한 눈으로 가끔 웃는다. 동그란 모양. 불규칙한 세 개의 점. 위태로운 가운데 곡선 노오란 바탕 마치 웃고 있는 것 같아. 몇 번이나 생각했을지 모를 그 '생각' 을 다시금 한다.

 

 

 

그 그림은 늘 거기에 있었다.그를 처음 만났을 때도,두번째 만났을 때도,그의 눈빛을 따뜻하게 느꼈을 때도.눈물 때문에 그가 흐릿하게 보였을 때도.

 

 

 

 

'무슨 생각해?' 눈으로만 묻던 그가 목소리를 조금 높인다.
그 점원이 그 커피잔을 그 탁자 위에 평소처럼 디스플레이하고 있다.
입술로 대답하고 잠시 커피잔의 끝을 응시하다가

그를 보고 잠시 웃는다.


그가 커피잔을 든다.

커피잔 고리를 두 손가락으로만 감싸는 건

그의 고집스런 버릇이다.


내가 그 그림을 다시 보았을 때
그는 내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웃는 얼굴 같네 마악 중얼거리려던 참이었다.

나는 커피잔을 놓았고

그도 커피잔을 놓았다.

달그락, 소리와 함께 말이 되지 못한 순간은 이내 자취를 감췄다. 왜냐고 물으려다가 그의 입술을 보았다.
곡선이 위태로웠다.  왜냐고 나는 묻지 못했다. 말이 되지 못한 순간은 나오지도 못한 채 갇혔다.

그가 일어선다.

그가 돌아선다.

걸어간다.


등 너머에 있던 그림은 한동안 그의 뒷모습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다음 순간 보일 그 그림이 보고싶지 않아서 나는, 눈을 꼭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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